명품 거리와 느티나무 가로수가 어우러진 도쿄의 세련된 거리 오모테산도. 그 중심에 위치한 오모테산도 힐즈(Omotesando Hills)는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선 도쿄의 문화적 상징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의 거장 안도 다다오(Ando Tadao)가 설계를 맡아 2006년 개장한 이곳은, 과거 이 자리를 지키던 '구 아오야마 아파트'의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미학을 절묘하게 결합해냈습니다.
1. 경사로를 닮은 내부 공간: '나선형 슬로프'의 미학
오모테산도 힐즈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나선형 계단입니다. 안도 다다오는 오모테산도 거리의 완만한 경사를 건물 내부로 그대로 끌어들였습니다.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6개 층을 완만하게 잇는 '스파이럴 슬로프(Spiral Slope)'를 따라 걷다 보면 마치 거리의 연장선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이 독특한 구조 덕분에 방문객들은 계단을 오르내린다는 의식 없이 자연스럽게 모든 매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2. 과거와 현재의 공존: 도준카이관(Dojunkai-kan)
현대적인 유리 외관의 본관 옆에는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붙어 있습니다. 이는 1920년대 지어진 일본 최초의 콘크리트 아파트인 '아오야마 아파트'의 일부를 재건한 도준카이관입니다. 안도 다다오는 옛 건물의 흔적을 남김으로써 장소가 가진 기억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이곳에는 개성 넘치는 갤러리와 셀렉트 숍들이 입점해 있어 본관과는 또 다른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선사합니다.
3. 럭셔리와 예술이 만나는 쇼핑 경험
오모테산도 힐즈에는 발렌티노, 생로랑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부터 일본의 감성이 담긴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약 100여 개의 매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 공간에 위치한 아티스틱한 상점들과 시즌별로 중앙 계단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조명 연출은 이곳을 단순한 상업 시설 이상의 공간으로 만듭니다. 쇼핑 중에 잠시 멈춰 서서 삼각형 모양으로 뚫린 중정을 내려다보는 것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시각적 유희입니다.
💡 건축 산책을 위한 실전 팁
오모테산도 힐즈를 가장 알차게 즐기는 방법은 '맨 위층(3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간 뒤 슬로프를 따라 내려오며 구경하는 것'입니다. 중력의 흐름을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오며 건축물의 곡선미를 감상해 보세요. 또한, 가로수가 푸르른 여름이나 화려한 전구가 반짝이는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에 방문하면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거리 풍경이 투어의 감동을 더해줍니다.